Wiper(2023)
Wiper는 버스 창문의 유리 회사 캡션이 각인된 아크릴 판재 조형물입니다. 버스를 타고 창 너머로 바라볼 때를 생각하며 만들었습니다. 캡션의 디자인이 제법 마음에 들었거든요. 유리의 캡션은 나와 내가 창문 너머로 보고 있는 풍경의 경계를 구분짓기도 합니다. 유심히 창문의 캡션을 보다보니 곳곳에 붙어있는 산업재의 캡션과 라벨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버스의 창문, 지하철의 창문, 심지어 KTX까지 모든 교통수단의 유리에는 라벨이 각인되어있습니다. 지문 혹은 무늬처럼요. 유리의 라벨은 소화전을 감싸는 스테인리스 스틸의 포장 시트, 오래된 창문의 시트지들처럼 도시의 곳곳에 남아있습니다. 저는 이런 도시의 무늬가 늘 궁금합니다.